AI가 써준 초안, 어디까지 고쳐야 내 글이 될까?

ChatGPT가 만든 블로그 초안을 실제 경험과 판단을 더해 자신의 글로 수정하는 과정을 표현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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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블로그 글을 하나 올린 뒤, 독자의 댓글을 보고 제 글을 다시 읽어보게 됐습니다.

저는 평소 글을 비교적 빠르게 읽는 편입니다. ChatGPT와 함께 초안을 만들고, 내용이 크게 틀리지 않았는지 확인한 뒤 발행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내용에 문제가 없으면 어느 정도 괜찮은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천천히 다시 읽어보니 다른 것이 보였습니다.

문장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내용도 대체로 맞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니어도 쓸 수 있는 문장이 너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습니다.”
“직접 해보니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한 문장씩 보면 이상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여러 글에서 계속 반복됐다는 것입니다.

그때 한 가지 질문이 생겼습니다.

AI가 써준 초안은 도대체 어디까지 고쳐야 ‘내 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문장을 많이 고친다고 내 글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AI가 만든 문장을 조금 바꾸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확인했습니다”를 “직접 확인해봤습니다”로 바꾸고, 긴 문장을 둘로 나누고, 어려운 표현을 쉽게 고치는 식입니다.

물론 이런 수정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AI가 만든 문장 100개 가운데 50개를 고쳤다고 해서 자동으로 내 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AI 문장을 많이 남겼더라도 그 내용이 제가 실제로 확인한 사실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제가 그 내용에 책임질 수 있다면 충분히 제 글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준은 이제 조금 달라졌습니다.

“얼마나 많이 고쳤느냐”보다 “이 글 안에 내 경험과 판단이 들어 있느냐”가 더 중요했습니다.

AI는 제가 하지 않은 경험까지 자연스럽게 만들어냅니다

ChatGPT로 글을 만들 때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도 이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Search Console에서 색인 여부를 확인했다고 이야기하면 AI는 자연스럽게 이런 문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색인이 되면 바로 검색에서 보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며칠 동안 확인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문장만 보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제가 실제로 며칠 동안 확인했는지,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는지까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런 작은 차이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올리면 문장은 매끄럽지만 제 경험은 조금씩 다른 이야기로 바뀝니다.

그래서 지금은 AI 초안을 받으면 가장 먼저 이것부터 보려고 합니다.

“이 문장은 내가 실제로 한 일인가?”

제가 하지 않은 행동, 하지 않은 생각, 확인하지 않은 결과가 들어 있다면 아무리 좋은 문장이라도 빼는 것이 맞습니다.

실제 장면 하나가 글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식으로 썼습니다.

블로그 글을 발행한 뒤에는 모바일 화면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바일에서는 PC와 다르게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검색하면 어디서든 찾을 수 있습니다.

반면 제가 실제로 겪은 상황을 넣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PC에서 글을 확인했을 때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휴대폰으로 열어보니 대표이미지가 첫 화면 대부분을 차지했고, 본문 첫 문장은 화면을 한 번 내려야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글을 발행한 뒤 PC 화면만 보지 않고 휴대폰에서도 첫 화면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두 문장이 말하는 핵심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두 번째 글에는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가 있습니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AI는 “모바일 화면을 확인하세요”라는 정보는 쉽게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내 휴대폰 화면에서 무엇을 봤고, 그래서 무엇을 바꿨는지는 제가 넣어야 합니다.

초안을 받은 뒤 이제는 다섯 가지를 확인합니다

앞으로 저는 AI가 만들어준 글을 바로 발행하지 않고 다음 다섯 가지를 확인하려고 합니다.

  1. 내가 실제로 하지 않은 경험이 들어가 있지 않은가
  2. 어느 블로그에서나 볼 수 있는 설명만 길게 이어지고 있지 않은가
  3. 실제 화면·실패·비교·결과처럼 나만 넣을 수 있는 내용이 하나 이상 있는가
  4. 같은 뜻을 서론·본문·결론에서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5. 글을 읽은 사람이 최소한 한 가지는 바로 활용할 수 있는가

특히 다섯 번째가 중요했습니다.

독자가 긴 글을 다 읽었는데 얻어가는 것이
“AI 글은 잘 고쳐야 한다”
이 한 문장뿐이라면 굳이 긴 글을 읽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도 단순히 “AI 글을 수정하세요”라고 끝내지 않고, 제가 앞으로 실제로 사용할 다섯 가지 확인 기준을 남기려고 했습니다.

가장 많이 지우게 된 것은 ‘그럴듯한 문장’이었습니다

AI 글을 고치다 보면 틀린 문장보다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운 문장을 지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하나씩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쁜 문장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문장이 글마다 들어가면 어느 순간 글쓴이가 사라지고 형식만 남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글을 다 쓴 뒤 이런 문장을 발견하면 한 번 더 생각해봅니다.

이 문장이 없어도 뜻이 통한다면 지웁니다.

실제로 그렇게 지우고 나면 글이 오히려 짧고 단단해집니다.

AI 초안에서 가장 손대지 않아도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AI가 잘하는 부분까지 모두 다시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하거나, 제가 이야기한 경험을 소제목으로 나누거나, 빠뜨린 질문을 찾아주는 일은 AI가 상당히 잘합니다.

제가 직접 모든 문장을 처음부터 작성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AI를 글을 대신 써주는 사람이라기보다 생각을 정리해주는 편집 도구에 가깝게 사용하는 것이 저에게는 맞았습니다.

제가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AI가 초안을 만듭니다.
그리고 다시 제가 읽으면서 사실과 경험, 판단을 넣고 필요 없는 문장을 걷어냅니다.

이 마지막 과정이 빠지면 AI 글이고, 이 과정이 제대로 들어가야 비로소 제 글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 기준은 아주 간단합니다

예전에는 초안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문장이 자연스러운가?”

지금은 질문이 달라졌습니다.

“내가 이 글을 읽은 사람 앞에서 이 내용은 내가 직접 해본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리고 하나를 더 묻습니다.

“이 글을 읽은 사람이 시간 쓴 것을 아깝다고 느끼지는 않을까?”

두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면 조금 더 고쳐야 합니다.

AI를 이용한다고 해서 모든 문장을 사람이 직접 타이핑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경험과 판단까지 AI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것은 이번에 분명히 느꼈습니다.

앞으로 올리버 AI노트에서는 AI가 얼마나 멋진 문장을 만들어주는지보다, 제가 실제로 무엇을 해봤고 무엇이 달랐으며 무엇을 배웠는지를 더 많이 기록하려고 합니다.

AI가 초안을 만드는 시간은 몇 분이면 충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초안을 내 글로 만드는 시간은 그다음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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